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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등 밴드는 지난 2016년 5인조로 결성됐다. 

2016년 어느 날, 대이작도 주민들이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젓가락으로 박자를 두드리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다 한 주민이 “우리 밴드 한 번 만들어볼까”라고 말한 게 풀등 밴드의 시작이었다.

김 단장은 “밴드 결성 당시 제가 막내였는데 지금은 나이가 제일 많다”며 “원년 멤버들은 제대했고 새로운 멤버들이 풀등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이작도는 ‘음악하는 마을’로 통한다. 과거 낚시를 좋아하던 박시춘 작곡가는 대이작도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는 지금의 아버지, 삼촌 세대에게 기타를 가르쳐줬고, 그 영향으로 지금까지 대이작도 주민들은 손에서 기타를 놓지 않고 있다.

김 단장은 “이작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친 뒤 중학교 때부터 시내로 나가 유학생활을 했다. 성인이 된 뒤 다시 고향으로 낙향했다”며 “항상 형님들이 통기타를 메고 다니는 게 부러웠고 그러다가 코드를 하나씩 배우게 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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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풀등' 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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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름은 만장일치로 ‘풀등’으로 지어졌다. 
지역 명소인 풀등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자는 뜻에서 이름을 정했으며, 모두가 동의했다.

밴드 풀등을 계기로 매년 섬마을 밴드 음악 축제도 열린다. 올해도 영흥도와 장봉도, 덕적도, 신시모도 등에서 총 10개 팀이 대이작도에서 공연을 펼친다.

김 단장은 “섬마을 밴드 음악축제가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축제 때만 되면 섬에 빈 방이 없을 정도”라며 “마을도 홍보되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돼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단장은 풀등 밴드 단원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그동안 힘들어도 다들 열심히 해주고 잘 따라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더 건강하게 좋은 모습으로 밴드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밴드 풀등의 연주가 울려 퍼질 때마다 대이작도의 바람과 파도, 사람들의 일상이 함께 흐른다. 

풀등은 음악이야말로 섬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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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하다 > 

< 섬, 하다 >.인천 바다 끝에 사는 섬 주민들 이야기다.

대이작도에서 바다가 열어준 길인 풀등부터 주민들로 구성된 섬 밴드 이야기, 그리고 곤쟁이를 잡던 전통 어법까지 섬의 삶과 변화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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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