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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어느 가을, 사리 때가 되자 어민들은 양손에 ‘사닥 틀’을 쥔 채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갯벌로 향했다.


사닥 가운데에는 바닷내음을 더하기 위해 갯가에서 캔 갯굴을 넣었다. 어민들은 이를 ‘갯뽕’이라 불렀다.

사닥 틀을 바닷물 속 깊이 넣고 10~15분쯤 지나 걷어 올리면, 그물 안에는 망둥어 여러 마리가 담겨 있었다. 

그날 저녁 밥상에는 망둥어 탕이 올라왔다. 배가 두둑해지는 저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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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닥 틀은 통 대나무를 길게 쪼개 줄기를 다듬고, 이를 텐트처럼 구부려 촘촘한 그물과 연결해 만든다. 

그물은 가로·세로 2~2.5m 정사각형 크기로,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한다.

이 같은 사닥 틀 어법은 1970년대까지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이어지던 문갑도의 가을 풍경이었다.

당시 문갑도 인근 바다에는 거대한 새우 어장이 형성돼 ‘부자동네’라 불렸고, 민어와 조기도 풍족하게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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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하다 > 

< 섬, 하다 >. 인천의 바다 끝에 사는 섬 주민들 이야기다. 
새우파시로 호황을 누렸던 문갑도. 과거 새우젓 독 공장 이야기부터 가을마다 망둥이 잡기에 썼던 사닥 틀 이야기까지 섬의 삶과 변화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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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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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기자